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29회

●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29회 

FDA 코로나 보고서 속 대한민국 FLEX-!

▲ 임 수 섭<br>LSM 인증교육원 대표<br>의료기기 법정 품질책임자및 RA 자격증 교육 강사
▲ 임 수 섭
LSM 인증교육원 대표
의료기기 법정 품질책임자및 RA 자격증 교육 강사

지난 5월 25일 미국 FDA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South Korea’s Response to COVID-19)'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FDA는 우리나라가 효율적이고 신속한 검진과 확진자 추적 시스템을 구축해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끎으로써 ‘코로나19 확산 곡선을 평평하게 했다’라고 말하면서, 선제적으로 기업의 체외진단의료기기를 비롯한 검진 기술의 상업적 개발을 지원함과 동시에 기업에게 최소 구매 금액을 보장했고, 의료기기법 등 관련 제도 개정을 통해 긴급사용승인과 신종 전염병 대유행 기간에 진단 장비의 생산·판매·사용을 임시 허용했으며, 감염병 진단 검사 및 감염·확진자에 대한 추적·관리 시스템을 최단기에 구축한 중앙 정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전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등 민·관·학 사이의 긴밀한 공조와 신속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작년에 이미 기존 선진국을 능가하는 진단 역량, 체계적이고 빠르고 효율적인 인프라, 투명한 언론 공개 그리고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관리로 전 세계의 찬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K-방역'의 성취에 이어, 세계 최고의 수준과 권위와 함께 자존심까지 드높은 FDA가 '극동 변방의 한 분단국가'의 보건정책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게 만들고 그것의 방역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극찬하게 만든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보고서는 한국의 경험을 타 국가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보여준 눈부신 활약을 반추해보면 당연할 결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코로나에 대한 선방은 대단하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닌데, 2021년 6월 5일 기준으로 확진자 약 14.3만 명, 사망자 1.9천 명으로 확진자 수 기준으로 86위 정도로 얼핏 보기에는 좋은 순위가 아니다. 하지만 GDP 10위권 내 국가 순위로 따지면 2위(1위: 중국)이고, 확진자 수, 사망자 수, 발생률 등 주요 지표에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등 주요 상위 선진국을 압도한다. 준선진국으로 간주할 수 있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일부 지표에서 우리나라보다 낫고, 앞서 말한 중국의 순위가 우리나라보다 높기는 하나, 전자는 GDP와 인구 등 국가 규모가 우리나라에 턱없이 못 미치며, 후자는 강대국이기는 하지만 선진국이 아니고 정보 공개도 불투명하므로 실질적인 선진국이면서 강대국인 국가 중에 코로나 대응을 가장 잘한 나라로 ‘대한민국(GDP 9위, 군사력 6위, 국가 브랜드 가치 10위,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의 유일한 OECD 국가, G20 국가이자 G7급 국가, 1인당 GDP와 GNI에 대해 G20 국가 중 10위권 이내 드는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부분 10위권이자 최소 20위권 내 안착)’을 손꼽는 것은 이론이 여지가 없다. 최근 백신 확보율과 접종률이나 2021년 예상 경제 성장률로 우리나라의 성취를 스스로 억지 폄하하는 경우도 있으나,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백신 확보율과 접종률이 높은 나라 대부분이 코로나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 손실을 입었고, 작년에 두 자릿수에 가까운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갖는 등 '소 거의 다 잃고 박살 난 외양간을 급하게 고친' 국가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소도 지키고 외양간도 거의 멀쩡한' 대한민국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역대급 방미 외교 성과, 급상승한 국격과 국가 신뢰도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보건 방역 체계를 갖춘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과 코로나 종식의 성공과 관련해서도 FDA가 내년에 우리나라에 대해 추가 보고서 발간할 거라고 기대한다면 성급한 예측일까?

이러한 코로나 관련한 성과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의 브랜드와 신인도를 급격히 올린 분야는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로 대표되는 경제 분야와 더불어 대중문화를 들 수 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문화적 이미지 중 하나인 쿵푸와 사무라이가 중국과 일본의 것이지만, 이들은 과거의 것을 우려먹은 것에 불과하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21세기에 들어서 새롭게 창조, 발전시켰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드라마의 경우, 2000년대 대장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파리의 연인, 풀하우스, 가을동화, 올인, 주몽 등이, 2010년대 이후 시크릿가든,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김 비서가 왜 그럴까 등이, 2020년대에 들어서는 사랑의 불시착, 킹덤,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이 비 영미권의 인기를 훌쩍 넘어서 영미권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의 경우, 세계 10대 영화 시장의 위상에 걸맞게 2000년대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같이 세계적 작품성과 흥행력을 고루 갖춘 영화가 나왔고, 2010년대 이후부터는 부산행, 신과 함께, 극한직업, 살아있다 등이 많은 국가에서 흥행했다. 이러한 한국 영화의 정점은 2019년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받는 등 4개 부문을 석권했고, 미국에서 비영어권 영화 성적 역대 4위에 오름과 동시에 일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수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탄 윤여정이 될 것이다. 대중음악의 경우, 2000년대 이후 H.O.T,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2PM, 빅뱅, 소녀시대, 카라, EXO, TWICE 등이 중국, 일본과 동아시아 시장을 휩쓸면서 전 세계의 POP이 미국이라면, '아시아의 POP'은 한국이라는 공식을 만들었고, 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2020년대에 이르러서는 BTS와 BLACKPINK와 같이 아시아를 벗어나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북아프리카, 중남미에서까지도 선풍적 인기를 얻게 된다. 특히 이 중 BTS는 Dynamite와 Butter 등으로 발매 1주 만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 음반 차트와 시장을 201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압도적으로 석권하는 역대급 기록과 ‘전 지구급’ 팬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성과는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마음으로 쉼 없이 노력하고 희생하며 달려온 우리 국민이 이룬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신에게 칭찬하고 자부심 가지고 스스로를 바라볼 필요가 있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앞으로 서로 신뢰하며 조금 더 협력하고 덜 반목한다면, 세계 5위권 내 선진국 진입도 멀지 않을 것이다. 

오스카 영화제에서 영화 '미나리'로 수상한 배우 윤여정
미국 FDA에서 발간한 "South Korea Response to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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