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교성·백승호·서정희·이승윤, 출판사 사회평론아카데미

기본소득이 온다: 분배에 대한 새로운 상상

4차 산업 혁명이 주는 사회적 변화 중 하나가 생산수단과 부의 집중으로 인하여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다. 노동이 줄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치하는 가능성이 현실이 된 시대에 로봇에게 세금을 물리자는 주장과 유럽 각지에서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본 소득에 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국가가 일정 금액의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의료비의 보장성이 70%도 안 되고 아직 국민 모두가 산재보험의 보호도 받지 못하며 국민연금의 낮은 지급률을 걱정하는 우리로서 반감(?)조차 생기는 제도다.

멀게 만 느껴지는 기본소득이 실상은 코로나라는 세계적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에 이미 재난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한차례 지급이 되었고 경기도의 이재명지사는 청년 실업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미 시행이 되어 지역 경제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사용 되고 있다.

공짜에 대한 사회적 반감은 오랜 자본주의 정신에 기초하였고 일한 만큼 받는다는 무노동 무임금 역시 우리의 상식처럼 통용 되고 있는 이때 무상의료 만큼 폭발력이 높은 기본 소득의 근거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류가 겪어온 그동안의 혁명 역시 부는 집중화 되었고 구조 조정을 통한 새로운 숙련 노동자로 대체가 낯설지 않음에도 유독 4차산업혁명 시대에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화에 대한 많은 걱정과 우려 속에 인류가 공존하며 생존 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인류 최초의 혁명은 농업혁명이다. 수렵 채취를 통하여 이동하던 인류가 인원이 늘고 먹거리에 대한 불안정한 수급을 해결 하고자 선택한 것이 농업이다.

이를 통하여 인류는 농업을 통한 생산성을 높였으며 보다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하여 보다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이후 사회가 발전하고 1차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는 이제 공장으로 흡수되기 시작했고 생산성은 크게 늘어난다.

2차산업혁명 역시 대규모 공장의 출현과 더불어 공장에 대한 생산성이 극대화 되는 분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대량생산과 더불어 대량소비가 필요한 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이전까지의 변화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 소비가 생산보다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산업혁명을 통하여 부를 얻기 위하여 끊임없이 시장을 만들어야 했던 선진국들은 소비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진출하여 부를 축적하였다.

이후 3차 혁명이 진행되며 중요해진 소비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하고 풍족해진 삶의 질로 인하여 전문화된 노동계층은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시작하며 개인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를 만들었다.

지금까지의 변화는 어떤 전문적 기술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했고 틀림없이 모든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하는 판단의 주체에 변화가 있지는 않았다. 즉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4차 산업시대에 맞이하며 우리에게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이 노동시장이다.

소위 플랫폼이라고 하는 온라인상의 거대 중개시스템은 주문과 배송전달, 재고 관리  을 모두 주어진 알고리즘에 따라 수행한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노동자의 수가 변하지는 않는다.

이제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은 플랫폼과 계약을 맺은 시간제 계약 노동자의 배달만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 배달조차 얼마 못갈 것이다. 이미 자율 주행 기술로 인하여 집 앞 까지 가는 배송 차는 더 이상 운전자조차 필요가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계가 대치 할 수 없는 표준화되지 못하는 극히 일부분에만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미 소비사회로 접어든 인류가 소비 할 수 있는 시장이 줄어 든다면 생산된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는 시간제 계약직의 여력이 되지 않는 다면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이 모든 시스템은 어떤 미래를 가져 올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노동자를 줄이고 임금을 줄이며 고용이 불안정해진다는 의미는 생산된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는 시장이 축소된다는 의미이며 결국 지금과 같은 소비시대의 종말을 가져 올 것이다.

이 모든 변화 역시 기업이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한 노력임에도 기술 발달에 따른 미래는 암울 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양극화, 부의 독점, 생산 수단의 변화, 자동화, 인공지능, 기술혁신이라는 모든 단어가 주는 의미가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인류의 삶의 질에 기여하기 보다는 서로 살아가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발전적 논의가 필요다.

기본 소득이란 부정적 미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복지제도의 끝판이다.

기본 소득의 의미는 매우 간단하다. 모든 국민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금액만큼의 현금을 지급받는 것이다.

차별이 있어서도 안되고 조건도 없다. 국민이라면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인간이 영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품격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여기에 따른 재원은 생산 수단의 독점을 통한 이윤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의 한 면이 강하지만 더불어 사회를 지속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었으며 현실에서의 설득력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리기사, 일용직 노동자, 배달 및 택배 등 날이 갈수록 비정형의 노동형태는 증가하고 법적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노동의 형태가 나타남에 따라 제조마다의 대안보다는 보다 보편적 보호장치를 구상하는 것이다.

아직 기본소득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노동에 대한 가치의 변화, 정의란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는 보편적 윤리관에서 보는 관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이번 재난기본소득에서 보듯이 공공을 위하여 문을 닫아야 하는 소상공인, 직원의 선택조차 제한 받는 사회 현실을 보면 단지 바이러스가 아닌 사회적 구조가 우리 삶의 양식을 바꿀 때 우리는 또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하며 기본 소득은 미래를 지속하기 위한 우리의 선택지 중 하나일 수 있다.

미래의 자원이라는 정보의 독점과 기술이 가지는 끝없는 발전 가능성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지만 더불어 많은 실업자와  기업의 구조조정을  강제 할것이다.

부의 양극화로 인한 사회 전체의 고통의 양이 증가한다면 결국 우리가 가지는 기술의 발전은 본연의  목적을 상실하게 된다.  더불어 사람답게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가치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적  공감 중 하나일것이다.

기본소득이  그 가치실현의 대안 중 하나로 깊은 숙의가 필요하다.

이 책은 2018년 ㈜사회평론아카데미에서 초판이 나왔으며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rlarytd 교수,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백승호교수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서정희교수, 이히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승윤 교수가 함께 만들었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키워드

#N
저작권자 © 의료기기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