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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료기기 in 의사 생활

기사승인 2020.11.10  16: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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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21회

■ 대중문화 속의 의료기기 이야기 - 21회

슬기로운 의료기기 in 의사 생활
( feat. 엑시트 )

▲ 임 수 섭
LSM 인증교육원 대표
여주대학교 교수

[2041년 의료기기 RA 전문가 2급 자격시험 문제 3~4번]

다음 고전 영화의 지문 일부를 읽고, 아래의 질문에 답하시오

문제3. 위 본문에 나온 식약처 허가 대상 의료기기의 총 개수는?(객관식, 10점)
① 10 ② 11 ③ 12 ④ 13 ⑤ 14

문제4. 위 본문에 나온 식약처 허가 대상 의료기기의 허가 등급의 총합은?(객관식, 15점)
① 20 ② 22 ③ 24 ④ 26 ⑤ 28

"크아아-!!"

입을 벌리고 달려오는 '그것'을 본 정석의 눈은 터질 듯이 커졌다. 그것은 30분 전만 해도 자신에게 진료받던 환자였다. 

'COCONA-29?!'

정석의 뇌리를 스치는 병명 하나. 들쥐에서 기인한 '초급성대사폭주증후군'으로 발병 초기에는 독감과 비슷하나 30분 이후부터 발작, 환각, 마비, 고성, 질주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병이었다. 

삽시간에 정석의 목덜미까지 간 그것이 아가리를 쩍 벌렸다. 쿡-! 간발의 차로 정석이 쥐고 있던 일회용 메스로 그것의 목덜미를 찔렀다. 푸앗-! 피가 분수처럼 치솟았다. 경동맥을 찔렀으니 그것의 움직임은 봉쇄될 것이다. 초급성대사폭주를 지탱하는 원동력인 혈액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카아악-!"

안도할 틈도 없이, 옆에서 '다른 그것'이 달려들었다. 정석의 오뚝한 코가 물리기 직전, 그가 목에 걸고 있는 전자청진기를 벗어서 줄처럼 다른 그것의 목을 감은 뒤, 양쪽으로 잡아당겼다.

다른 그것의 이빨이 그의 코앞에서 겨우 멈췄다. 정석의 양팔에 힘줄이 불끈 치솟자, 더 세게 조여진 청진기의 연결관이 다른 그것의 목을 죔과 동시에 혈액 공급을 막았다. 5분 뒤, 손톱을 치켜들고 버둥거리던 다른 그것의 양팔이 축 처졌다.

"으아악-!!"

"사, 살려주세요-!!"

한고비 넘긴 정석이 주변을 보자, 그가 있는 응급실 안의 대여섯의 '그것들'이 의료진과 환자들을 물어뜯고 있었다.

"카아아아-!!"

흰자위에 검은 눈동자의 정석이 유일하게 남은 이질적 대상임을 파악한 그것들이 시뻘건 눈동자를 치켜들고 질주해왔다. 하지만 '엑시트(비상구)'는 그것들의 등 뒤에 있었다. 이에 정석은 되려 그것들이 달려오는 방향으로 치고 나갔다. 

달려나간 그가 오른손을 뻗어서 링거액 거치대를 잡아 야구 배트처럼 휘둘렀다. 타각-! 호쾌한 타격음과 함께 선두에 있는 그것의 목이 90도로 꺾였다. 그와 동시에 정석은 앞에 있는 환자 침대를 두 손으로 밀었다. 콰당-! 육중한 충돌음과 함께 나머지 그것들이 뒤로 밀렸다. 그러나 환자 침대 위로 올라온 그것들 중 하나가 정석에게 달려왔다.

정석은 환자 침대 옆에 달린 리모컨을 눌렀다. 치익-! 환자 침대 표면에서 욕창 방지용 공기가 분사되자, 놀란 그것이 머뭇거리는 틈을 노려 정석의 오른손이 환자 침대 위에 놓인 환자감시장치를 쥐고 수평으로 휘둘렀다.

쾅-! 장딴지를 가격당한 그것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환자감시장치 중량과 산악동아리 에이스 출신의 완력이라면 그것의 종아리뼈를 박살 내는 대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캬아악-!!"

'또 다른 그것들'이 달려들었으나, 환자 침대 밑에 있는 최강 아이템을 획득한 정석의 입매가 오히려 느긋하게 올라갔다.

"Charge-."

그것은 바로 심장 충격기. 또 다른 그것들 중 가장 빠른 놈이 정석에게 덤벼들자, 정석은 심장 충격기의 방전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전광석화같이 심장 충격기의 양쪽 패들을 그것의 가슴에 대었다.

"Shock-!"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비명을 터뜨리며 수 미터 뒤로 튕겨 나갔다. 심장 충격 출력 전압의 파고치는 5,000V. 상대를 제압하기에 차고도 넘쳤다. "Charge…. Shock!" 두 번째 그것에게도 심장 충격의 매운맛을 먹여줬다. 퍼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파르르 떨며 두 번째 그것도 뒤로 밀려 나갔다. 그렇게 비상구까지 다다른 정석. '여길 나가서 옥상에 가면 이국송 교수님의 응급구조 헬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선배-!"

탈출 계획을 세우는 그의 귓가로 들려온 다급한 음성.

"윤아?!"

응급실 한구석에 동아리 후배이자, 첫사랑인 정윤아 간호사가 하얀 다리에 피를 흘린 채로 주저앉아 있었다. '설마….' 그것에게 물렸다면 그녀도 감염되었을 것이다.

윤아에게 한달음에 달려간 정석은 옆의 수동식 진료대 위에 있는 체온계를 그녀 귀에 꽂았다. 삐익-! '36.5℃.' 정상이었다. 그것에게 물렸다면 면역 반응과 심박수 폭주로 인해 40℃까지 체온이 육박하기 때문이었다.

"오토 클레이브(Autoclave)에 부딪혀서 피 났어요. 그런데 꼭 접촉식 체온계를 써야 했어요? 저기 비접촉식도 있잖아요? 적외선으로 측정하는 거요. 혹시 감염되면 어떡하려고."

"미안, 그런데 접촉식 체온계도 적외선 방식이야. 게다가 손소독액으로 닦았고."

예쁜 얼굴만큼 까다로운 성격이 묻어나는 윤아의 핀잔을 다독인 정석은 나뒹굴고 있던 휠체어에 그녀를 앉히고, 감염방지용 KF94 마스크를 씌운 다음에 비상구를 빠져 나왔다. 응급실 밖의 로비와 입구도 그것들로 이미 점령되어 있었다. 이에 천장 없이 3층까지 뚫려 있는 로비의 2층 난간을 쳐다본 정석이 응급실에서 챙긴 폴리글리카프론봉합사 여러 개를 꼬아 새끼줄로 만들더니, 그 끝에 수술용 전동 드릴을 묶었다.

휘익-! 정석이 던진 수술용 전동 드릴이 봉합사를 꼬리처럼 끌면서 2층 난간에 떨어졌고, 난간 기둥에 끼면서 고정됐다.

"잡고 올라와."

봉합사를 잡고 2층을 향해 올라간 정석이 아래에서 떨고 있는 윤아에게 외쳤다.

"끊어지면 어떡해요?"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거면 물리적 강도는 확실해. 시간 없어!"

"모, 못하겠어요…."

"캬아아아-!!"

어느새 그것들이 윤아를 둘러쌌다.

"야-! 너두(너도) 할 수 있어!! 넌 산악부 에이스의 여친이잖아!"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난데없는 정석의 말에 발끈한 윤아가 언제 떨었냐는 듯 휠체어를 박차고 봉합사를 잡고 올라왔다.

"4학년 때도 선배와 제가 사귄다고 소문냈죠?!"

정석의 턱밑까지 올라온 윤아가 꽃사슴 같은 목을 치켜들고 따졌다.

"음~ 지금 그건 말할 수 없지만,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건 분명하지~"

정석이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누텔라 한 스푼이 발린 듯한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윤아는 1층으로부터 5m 이상 올라온 상태였고, 그 밑에는 '그것들'이 고개와 팔을 치켜들고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악-!"

윤아를 진정시키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정석의 손을 스친 극심한 통증. 5겹으로 끼고 있던 의료용 장갑이 봉합사에 의해 찢기면서 손가락과 손바닥을 베인 것이었다. '분말이 발려 있는 장갑이라 일부러 골랐건만….' 더 버티다가는 혈관과 신경까지 잘릴 수 있었다. 두둑-. 설상가상으로 봉합사도 한 가닥씩 끊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가. 오빠는 여기까지 것 같다."

윤아라도 살리겠다고 결심한 정석은 그녀에 마지막 말을 남기고 손을 놓았다. 윤아의 애절한 외침을 뒤로하고 정석이 그것들의 위로 떨어지는 찰나였다.

스팟-! 시원한 파공음과 함께 무언가가 날아와 그의 다리를 붙잡으면서 감더니, 낚싯대로 물고기를 끌어 올리듯 그를 위로 당겼다. 그 덕에 3층까지 단숨에 안착한 정석. 눈앞에 스파이더맨 같은 복장을 한 누군가가 서 있었고, 그의 손바닥에는 점액질의 실 같은 것이 나와 있었다. 그것이 정석의 다리를 잡아서 여기로 끌어온 것이었다.

"누구시죠?"

조각처럼 굴곡진 몸매와 흑단 같은 긴 머리로 보아 여성 같았다. 정석은 본능적으로 심장이 요동치
는 것을 느꼈다.

"아이 엠 스파이더 우먼."

상대가 머리에 쓰고 있던 복면을 벗으면서 허스키한 음성으로 말했다.

"거… 미…?"

깊고 그윽한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정석은 그녀와 영원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 정답

1. 문제3 : 2번

2. 문제4 : 3번

※ 해설

1. 의료기기-일회용 메스(일회용수동식의료용칼, 2등급), 전자청진기(2등급), 환자 침대(의료용공기분사침대, 2등급), 환자감시장치(2등급), 심장충격기(3등급), 수동식 진료대(1등급), 오토 클레이브(고압증기멸균기, 2등급), 귓속 삽입 체온계(귀적외선체온계, 2등급), 비접촉식체온계(피부적외선체온계, 2등급), 폴리글리카프론봉합사(4등급), 수술용 전동 드릴 (전동식의료용천자기, 2등급)

2. 비의료기기 - 링거액 거치대: 일반 공산품, 손소독액: 의약외품, KF94
마스크: 의약외품, 분말이 있는 수술용장갑: 의료기기 허가 금지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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