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알란 디 카스텔, 출판사 GISTPRESS(광주과학기술원)

나이듦의 이로움

역사적으로 연장자에 대한 존경과 대우는 농경사회에서 보다 뚜렷이 나타났다. 농업혁명이라고도 부르는 최초의 생산혁명은 수렵채취에서 오는 생존의 불안을 잠재웠으며 이로 인하여 인류는 적자생존의 환경에서 독보적 우월성을 가지며 살아남게 된다.

체계적 과학지식이 집적되지 않은 시대 노인의 경험은 생산성을 유지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으며 부족이나 마을의 모든 결정에 최종 결정권자가 되고 집단의 생존을 위한 조언자이자 조직의 생존을 책임지는 중심으로 자리매김 되었으며 이 또한 자연이 선택한 성공적이고 지혜로운 운영방식이었다.

하지만 현재 산업화와 함께 몰아친 도시화는 우리의 삶속에서 나이 듦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변하게 하였으며 지금의 사회는 그들의 지혜를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이 듦이 주는 일반적인 부정적 인식들은 노화로 인한 외모의 변화, 운동신경의 둔화, 고집스러움, 시대의 유행에 둔감, 보수적, 질병과 고통으로 인한 부담 등을 들 수 있다.

더불어 당사자인 노인들의 스스로 갖고 있는 인식조차도 일반적 인식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작위적으로 젊어지려는 노력을 통하여 세월의 변화를 거부한다.

여기서 우리는 큰 양가감정 즉 이중적인 기준을 갖게 된다. 오래 살려고 하는 욕구와 더불어 외모는 젊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노화를 억제하는 각종 영양제와 외모를 변화시키기 위한 약물과 시술 등이 거대한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드리고 소비한다.

그렇다면 노인이란 몇 살부터일까? 65세 이상 되는 연장자 3천명에 대하여 조사를 했다. 일반적으로 몇 살부터 노인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8세라고 대답하는 수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노인의 기준에 대한 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68세가 노인이라고 답변한 분들이 본인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는 85세라고 답을 했다는 점이다.

이 조사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점은 본인에 대한 노인이라는 인식에 대한 기준은 관대하고 동시에 자신이 갖고 있는 나이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외모와 삶에 대한 나름의 방식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하며 동시에 이러한 노력이 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평생의 노력 중 하나라면 존중받아야할 가치일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갖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식이 어디로 부터 오고 현대에서는 가치가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하여 심리학적 관점에서 실험과 연구를 통하여 노인들이 갖는 사고의 변화가 어디로 부터 나타나는지에 대한 결과를 보여준다.

노화의 중요한 부작용 중 판단 능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은 편견일 뿐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화로 인한 뇌활동이 축소되어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인지능력이 아니라 오랜 삶 속에서 누적되어 있는 정보의 양이 많다 보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이를 통하여 판단에 조합이 고려되다 보니 발생하는 선택에 지연이라고 한다.

더불어 순행적 간섭이라는 영역이 있다. 이전에 갖고 있는 기억이나 경험이 현재에 영향을 미처 판단을 지연시키거나 혼란을 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자면 주차한 차의 위치를 헛갈려하며 열쇠의 버튼을 열심히 찾는 경험이 그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분명 살아온 날과 살날에 대한 불균형 일 수 있다. 노화가 주는 외모의 변화가 부정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아름다움이란 주관적이라 개인적 가치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작가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하여 나이 든다는 것 보다는 어떤 방법이 건강하게 살 수있느지에 대한 임상적 사례를 들어 방향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수도원에 사는 수녀 분들의 뇌를 연구한 결과가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는 해부학적으로 뇌가 치매 등을 겪고 있는 병리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존 시 행동을 보면 전혀 증상이 없이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유지했다고 한다.

또한 잇몸을 드러내고 웃는 밝은 웃음을 갖고 있는 부류가 그렇지 않은 부류에 비하여 여러 건강 지수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통하여 우리 삶의 자세가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얼마 전 "허드슨 강의 기적"이란 영화로 출시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새떼에 부딪힌 항공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하여 승객전원을 살린 기장의 예를 보면 어떤 조종사라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 강물위 착륙을 성공시키고  승객 전원을 안전하게 구출한  기적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당시 비행팀은 모두 나이가 든 노련한 구성원들이었으며 그들이 가지는 조직 역량이 경력과 결합하여 불가능에 가까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세계적 추세인 노령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편향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이때 나이 듦에 대한 가치를 다른 면에서 볼 수 있으며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높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젊음이 주는 긍정의 표상이 나이 듦에 대한 인식과 어떻게 어울러져야 하는 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시작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세월을 역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가볍지 않다. 나이 듦에 대한 나의 자세와 삶의 방식을 제시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통하여 잊혔던 가치를 일깨워준다.

다른 면으로 세계적 거장들이 보는 노화에 대한 인식을 모아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행동 지침을 통하여 살아가면서 지향해야 할 목표를 보여준다.

하루의 80프로를 독서로 사용하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나 웃음의 흔적을 통하여 나를 평가 할 수 있다는 마크 트웨인의 문구는 우리가 가져야할 노인에 대한 관조적 자세에서 적극적 개입을 위한 생활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노령화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위기가 아니라 인식의 변환과 노력을 통한 또 다른 기회일 수 있으며 저자가 주는 과학적 입증과 풍부한 예시는 나이 듦에 대한 잠재적 가치를 발견을 통한 사회 구성원별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원어 제목인 "Better with age, The psychology of successful aging"처럼 나이 듦에 대한 또 하나의 건강한 기준이 제시되어  삶과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어우러 져야하는 연륜의 깊이가 주는 역할과 논쟁의 양상을 보이는 정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대 "나이듦의 이로움"이 주는 방향은 개인의 삶뿐이 아니라 사회적 의문에 대한 제시어이기도 하다.

알란 디 카스텔 교수는 캐나다의 퀸즈대학 심리학과 전공하고 노인 기억에 대한 연구로 토론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후에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을 마친 뒤, 미UCLA 심리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인지 노화와 기억 심리학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인지심리학자이다.

역자 최원일 교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채플 힐 캠퍼스에서 인지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GIST 기초교육학부 교수로서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인간과 기계, 그리고 사회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다.

출판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2020년 5월 초판이 나왔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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