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장동익, 출판사 씨아이알

G.E 무어의 윤리학

전례 없는 정치적 격변은 장미선거를 끝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후보들간의 난무하는 마타도어를 보며 분개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갖는 분개와 공감에 대한 가치판단은 정확한 것일까? 답은 쉽지 않다.

법률적 절차에 의하여 재판을 받는 대상에 대하여 죄를 면하자고 한다. 죄가 아니라는 의견과 죄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 큰 죄가 아니므로 사면해야 한다는 측 여러모로 국가적 공헌이 있으므로 과를 덮어 주자는 주장이 있다.

법은 윤리의 최소라고 한다. 얼마 전 운전 중 쓰러진 택시기사를 차에 두고 비행기 시간이 늦어 짐을 꺼내 다른 택시를 타고 간 분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비난을 하였다. 이에 대한 처벌을 해달라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경찰은 혐의 없음으로 종결 하였다. 윤리적 비난이 법적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대표적 사례이며 경찰의 결론은 타당하였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대다수의 여론은 감정에 기초한 윤리적 잣대를 기초로 분노하였다. 우리는 선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 하지만 실재 많은 윤리학에서 이에 대한 정의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을 살펴보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소위 묻지마 폭력이나 살인의 예이다. 어느 날 점심을 마치고 길을 걷던 회사원에 대하여 무차별로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사건이나 길가던 행인을 때린 사건이 있었다. 이 두 가지 사건에 대한 여론과 경찰의 반응은 상당히 달랐다. 칼을 휘두른 범인을 체포하고 동기를 조사하던 경찰은 아무런 범죄 동기가 없음을 발견하고 놀란다. 하지만 지나던 행인의 경우 단순폭행으로 처리하여 피의자를 풀어준다. 당시 피의자는 지나던 행인이 자신을 무시하는 눈빛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생면부지의 사람을 폭행한 범죄자를 풀어준 것이다.

우리는 보통의 경우 폭력이 생기면 가해자의 이유를 찾는다. 왜 그런 행위를 했을까? 즉 동기를 중요시 하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는 이유, 폭행당한 사람의 성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 등에 폭력의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소위 양비론을 통한 가치판단을 유예하는 것이다.

윤리적 판단은 어렵지 않은 것이라 믿고 있지만 판단의 논리적 근거를 구체화 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있고 한다. 소위 자연주의 윤리학이 갖고 있는 한계이다. G.E무어는 우리가 갖고 있는 선에 대한 혼란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무어에 의하면 우리는 정의 할 수 없는 대상을 정의 하려고 하였으며 정의 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한 것이다. 즉 바퀴와 핸들의 집합으로서 자전거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인데 자전거를 이용하여 바퀴를 설명하려고 하다 보니 혼돈이 생겼다는 것이다.

선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시도 되었다. 자연의 대상을 통하여 정의하려고 했고 형이상학적 이론을 토대로 분석해 내려고 했으며 합리적 가치, 쾌락 등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시도를 통하여 규명해 내려고 했다. 하지만 무어는 이모든 것이 실패 했으며 결국 우리는 궁극의 가치가 정의 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무어는 자신의 이론에서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가 갖는 한계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를 인정하는 데 더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통하여 보다 선한 행동에 근접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앞의 예에서 마타도어나 묻지마 폭행, 양비론적 판단이 갖는 우리의 혼돈은 결국 우리가 갖고 있는 도덕적 가치의 난해함 아니 정확히는 우리의 판단 기준이 모호함이기 때문이며 이는 단순히 개인적 역량이 아니라 그 동안의 많은 윤리학이 갖고 있던 오류 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이 선한 것이냐라는 추상보다는 선한 행동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이 긍극적 개념이므로 행위가 갖는 동기이전에 결과까지도 생각하여 선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무어는 다음과 같이 칸트를 인용하고 있다 “동기는 항상 수단으로서 선이라는 주장도 또한 유지될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우 해로운 행위가 양심적 동기에서 행해질 수도 있다는 점도 양심이 어떤 행위가 옳은지에 대한 진실을 항상 말해주지도 않는 점이 확실하다. 이 동기가 다른 많은 동기보다 더 유용하다고 주장 할 수 도 없다. 인정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바로 동기가 일반적으로 유용한 것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저자 장동익님은 성균관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으며 현재 공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 재직하고 있다. 주된 관심은 윤리, 의료윤리, 환경윤리이다. 저서로는 “롤스, 정의론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흄, 인성론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등이 있다. 2014년 초판이 인쇄되었으며 도서출판 씨알아이에서 출간을 맡았다.

[기고자 소개]
이태윤
자유와 방임을 동경하고 꾸준한 독서가 아니면 지능이 떨어진다고 믿는 소시민이며 소설과 시에 난독증을 보이는 결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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